[부산/경남]결단력 아쉬운 박맹우 울산시장

  • 입력 2002년 7월 30일 19시 45분


박맹우(朴孟雨) 울산시장은 지난 18일 기획관리실장을 단장으로 한 ‘시정혁신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기획관과 사무관 2명 등 9명으로 8월부터 3개월간 운영할 시정혁신단은 비효율적인 행정관행을 개혁하는 프로젝트를 마련하는 것이 주임무. 이 계획은 하루 전 남구청사에 도둑이 침입하는 등 공직기강이 해이해진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옥상옥 성격의 전시(展示)기구”라는 일부 지적도 있었으나 일단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계획이 발표된지 13일이 흐른 30일까지 세부계획은 물론 팀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공무원 인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처음의 호평은 크게 퇴색됐다.

이어 발표된 행정조직 개편계획도 마찬가지.

폐지되는 정책관실은 공직 내부 반발을 무시하고 위인설관(爲人設官) 성격으로 2000년 1월 탄생됐고, 신설될 관광과 역시 수년전부터 신설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이어서 “당연한 조치를 개편이라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나마 노동 전문가를 노동보좌관으로 임용키로 한 것이 후한 점수를 받았지만 선거때 노동계의 집중공격을 받았던 박시장과 손발을 맞출 노동계 인사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또 취임 직후부터 제기된 ‘2005년 울산 전국체전 연기-강행’도 시민·사회단체와 체육계가 대립하는 등 지역여론이 극심한 양분현상을 보이는데도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다가 시의회의 독촉에 30일에야 “검소한 체전 개최”라는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한달동안 박 시장이 한 일이라곤 외부인사를 보건복지국장으로 임명한 것이 전부”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혹평을 받는 것도 실기(失機)할 만큼 박 시장의 심사숙고가 지나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선거때 박 시장의 캐치 프레이즈인 ‘젊고 참신한 행정전문가’ 뿐만 아니라 과감한 결단력도 함께 갖춰주길 바라고 있다. <울산에서>

정재락기자 사회1부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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