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축구]용인 유소년축구센터 “국가대표 꿈의 메카로”

  • 입력 2002년 7월 17일 17시 43분


‘우리는 내일의 축구 국가대표.’

15일 경기 용인시 원삼면 죽릉리 소재 ‘용인시 축구센터’. 미래의 축구 꿈나무들이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잔디구장을 누비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구장 주변으로는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산비탈을 깎아 내리고 한쪽에서는 선수들이 숙소로 사용할 기숙사 건물공사가 한창이다.

용인시가 세계적 명성의 프랑스 유소년 축구기술센터를 모델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유소년 양성 전문 축구센터 건립 현장. 용인시는 이곳을 한국 축구의 대들보를 발굴하고 키우는 국내 최고의 유소년 축구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현황〓용인시가 300억원을 들여 조성 중인 이곳은 내년 말이면 4만4000평 부지에 천연잔디구장 3면과 인조잔디구장 2면, 지붕을 갖춘 전천후 미니축구장, 기숙사 등을 갖추게 된다. 현재 인조잔디구장 1면이 조성돼 있고 올해 말까지 선수 210명이 사용할 기숙사와 천연잔디구장 1면이 우선 조성될 예정.

용인시는 이를 위해 재단법인 용인시 축구센터와 운영법인인 ㈜용인시 축구센터를 만들어 축구센터 건립과 운영 일체를 맡기고 있다.

앞으로 주변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축구박물관과 유스호스텔, 축구테마파크 등을 조성하여 주변 관광단지와 연계한 관광인프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선수 선발 및 지도〓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47)이 총감독을 맡고 있고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의 마르코스 코치(34)를 비롯해 12명의 코치진이 상주하고 있다. 허 감독은 일주일에 3, 4일씩 이곳을 찾아 코치들과 함께 볼 키핑, 패스, 슬라이딩 태클, 문전에서 몸을 던지며 하는 슈팅 등 선진축구를 전수해주고 있다.

72명의 1기 입소생들은 허 감독이 지난해 9월 전국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축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쳐 선발했다.

현재 중학교 1학년 선수 48명은 인근 원삼중학교와 백암중학교, 고교 1학년 선수 24명은 백암종고에 다니며 학교수업이 끝나면 용인시 공설운동장과 이곳 잔디구장을 오가며 훈련을 받고 있다. 아직 기숙사가 완공되지 않아 지금은 용인시 청소년수련원을 임시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1학년만으로 구성된 축구단이지만 벌써부터 남다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백암종고 축구팀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제10회 백록기대회에서 강호들을 잇따라 누르고 본선 16강에 진출해 대회 최대의 파란을 일으켰다. 원삼중학교 팀도 이달 초 부산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 중고축구대회 예선에서 3학년이 주축이 된 상대팀들을 만나 1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축구센터가 추진된 배경에는 용인시의회 이우현 의장(46)과 허 감독의 역할이 컸다. 허 감독의 고교 축구부 1년 후배인 이 의장은 “선수시절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허 선배와 상의 끝에 유소년 축구센터를 건립키로 의기투합한 뒤 용인시를 설득해 이 일을 추진하게 됐다”며 “10년 뒤면 이곳 출신들이 국가대표의 절반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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