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안정남씨에 강제 송환"

  • 입력 2002년 7월 14일 18시 31분


대검 중앙수사부는 1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 전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 측에서 ㈜한국미스터피자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을 강제 송환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안 전 청장의 해외 도피로 미스터피자에 대한 추징금 부과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모두 드러나지 않았지만 다른 사건 수사에서 범죄 혐의가 적발될 경우 법무부를 통한 범죄인 인도 요청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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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검찰은 미스터피자의 추징금 감면 청탁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이던 손영래(孫永來) 국세청장을 서면 조사했으나 손 청장은 “안 전 청장에게서 세무조사와 관련한 부당한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알리기 어렵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안 전 청장의 소재 파악 등 등 범죄인 인도 절차에 필요한 사전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업씨가 삼성과 현대 이외의 다른 기업에서 활동비나 정치자금 명목의 돈을 받았는지도 보강 조사중이다.

검찰은 또 홍업씨 측이 평창종건에 대한 검찰 내사 무마 명목으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확인하고 홍업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에 대한 공소 사실에 이 부분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검찰은 김성환씨가 설립한 서울음악방송이 위성방송 채널을 따는 과정에서 이철성 전 KBS라디오 편성부장이 한국디지털위성방송 고위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대가성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철성씨는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이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하던 지난해 12월 이용호씨에게서 현금과 주식투자용 통장을 전달받은 사실이 드러났으나 연수 명목으로 호주로 출국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한나라 安씨 조속송환 촉구▼

한나라당은 14일 김홍업(金弘業)씨의 부탁을 받고 ㈜한국미스터피자에 대한 특별세무조사 무마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의 조속한 소환 및 수사를 검찰에 거듭 촉구했다.

박방희(朴邦熙)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검 중수부의 조사 결과, 안 전청장이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를 통해 김씨의 부탁을 받고 세무청탁을 들어준 혐의가 드러난 만큼 하루 속히 범죄인 인도요청 등 특단의 송환노력을 기울여야 옳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국회 상임위에서도 안 전 청장의 귀환 및 수사 문제를 집중 거론할 계획이다. 국회 법사위 소속 최연희(崔鉛熙) 의원은 “미국으로 도망간 안 전 청장이 각종 세무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만큼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철저히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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