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라마순' 북상]400mm폭우 가옥 잇단 침수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43분


제5호 태풍 ‘라마순’이 한반도 서해안을 향해 북상한 5일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방파제가 파손되고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또 곳곳에서 여객선과 항공기 운항이 중단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은 제주도에서는 이날 순간 최대 풍속 33.4m의 강풍이 불고 최대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오전 6시경 남제주군 대정읍 모슬포항 서방파제에서 파도를 구경하기 위해 산책하던 신희주씨(35·대정읍 상모리)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남제주군 성산포항에 정박돼 있던 동성호(9.1t) 등 어선 7척이 로프가 끊어지면서 암초에 걸려 좌초됐고 서귀포시 법환항과 남제주군 대정읍 가파항, 신도항의 방파제들이 거센 파도에 밀려 파손됐다.

서귀포시 월평동 천해수산과 벧엘수산 등 2개 양식장에서는 해수취수관 이상으로 바닷물이 양식 수조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넙치 40여만마리가 폐사하는 바람에 10억원 이상의 재산피해가 났다.

경남도교육청은 강풍과 폭우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도내 684개의 유치원과 511개의 초등학교, 255개의 중학교에 대해 6일 하루 임시 휴업토록 했다. 163개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광주 전남 지역에서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소흑산도 1구와 2구를 연결하는 도로 300m 가운데 일부 구간이 집중호우로 유실돼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오후 4시10분경에는 전남 목포시 동명동 한국냉장 앞 해상에서 귀가하던 황복애씨(50·목포시 서산동)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을 순찰 중이던 경찰이 발견, 극적으로 구조했다.

태풍의 북상으로 남해안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항공기와 여객선의 결항도 이어졌다.

항공기의 경우 제주공항은 이날 172편이 결항됐으며 광주공항도 서울행 5편과 광주∼중국 상하이(上海)간 2편이 결항됐다. 여수공항과 목포공항 역시 17편의 항공기가 뜨지 못했으며 김해∼상하이 간 국제선 2편도 결항됐다.

이날 하루 결항된 국내선은 모두 303편이었으며 국제선도 25편이 결항됐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운항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끊겼고 목포 여수 완도항에서 출항하는 48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부산 연안부두를 기점으로 한 거제 장승포행 등 4개 항로 44편의 연안여객선 역시 운항이 끊겼다.

이날 전국적으로 여객선을 포함해 어선 등 각종 선박 8만1000여척이 태풍을 피해 오전부터 서둘러 인근 항구와 포구로 대피했다.

한편 이날 오전 6시부터 지리산국립공원의 입산이 통제되는 등 전국의 국립공원과 하천, 산간계곡 등에 등산객 및 야영객의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 전국 주요 해수욕장의 입욕도 통제됐다.

각 지역의 재해대책본부는 이날 등산과 해수욕에 나섰던 276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전국종합

주요 태풍피해 (인명피해순)
태풍인명피해(명)재산피해(당시가격·억원) 기 간
이름없음1232집계 안됨1936.8.26∼28
사라84924561959.9.15∼17
이름없음51719651925.9.5∼7
셀마34549621987.7.15∼16
애그너스13915791981.9.1∼4
주디13613241989.7.28∼29
글래디스10331561991.8.22∼26
다이너7316861987.8.30∼31
올가6710,4901999.7.23∼8.4
재니스6545631995.8.19∼30
프라피룬2825212000.8.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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