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수달 대전 도심하천에 산다

  • 입력 2002년 5월 27일 21시 58분


대전 도심을 흐르는 유등천 상류지역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은 지난 20일 경 유등천 상류지역인 대전시 중구 침산동 뿌리공원 인근 남부순환도로에서 생후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것으로 보이는 죽은 수달 수컷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수달은 뿌리공원 인근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은 뒤 순환도로를 통해 서식 장소로 되돌아가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달의 서식 확인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수달이 남해안 동해안 강원도 경남 거제 섬진강 등 해안이나 산간지역 등지에서는 종종 발견돼 왔지만 대도심의 하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

이에 따라 환경단체나 학계 등에서는 이번에 수달이 발견된 지역 주변에 생태이동로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자연사연구실 백운기(白雲起) 박사는 “뿌리공원 인근 하천이 피라미 등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돌출바위 등이 많아 수달이 서식로 삼은 것 같다”며 “수달은 3, 4마리가 가족을 이뤄 살아 다른 수달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당장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달은 물고기 가재 개구리 물새류 등을 잡아 먹고사는 족제비과의 포유동물로 수질오염과 모피용 포획 이용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남 구례군 문척면 등이 수살 서식지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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