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는 홍업씨의 대학동기로 아태재단과 자금거래를 한 평창종합건설 유준걸(柳俊杰) 회장의 동생이다.
대통령민정수석실에서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담당하는 박모 과장(행정관)은 유씨가 입원한 다음날인 5월10일 한 변호사와 함께 유씨가 입원한 서울 순천향병원으로 찾아가 “대검 중수부에서 강압 수사를 받아 그 충격으로 병원에 실려왔다는 진술서를 써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병원에는 유준걸 회장도 함께 있었으며 유 회장은 이 사실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知人)에게 알리며 상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지인은 취재팀에 “청와대가 하도 치졸한 일을 꾸며 절대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유씨는 “사실이 아니어서 그렇게 말할 수 없으며 내가 떠들면 형님 회사가 망할 수 있다”며 허위진술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과장 등이 다녀간 후 이틀이 지난 12일에는 민주당 외곽조직인 ‘새시대 새정치연합 청년회(연청)’ 간부인 최모 변호사가 홍업씨의 측근 정모씨와 함께 유씨를 다시 찾아와 “이번 건이 잘 되면 대검 수사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강압 수사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박 과장 등과의 대화내용은 녹음기로 녹음됐으며 제3자가 녹음테이프를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과장과 최 변호사 등은 19일 연락이 되지 않았다. 유씨는 대검 중수부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자술서를 쓰던 도중 지병인 심근경색 증세를 보여 평소 다니던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박 과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팀이 19일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김현섭(金賢燮) 대통령민정비서관은 “유씨가 강압수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모 언론인으로부터 듣고 사실확인 차원에서 박 과장을 병원으로 보냈으나 유씨가 그런 사실을 부인한다는 보고를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최 변호사에게 수 차례 사무실과 자택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휴대전화도 받지 않았다.
한편 대검 중수부(김종빈·金鍾彬 검사장)는 19일 D주택 곽모 회장(51)에게서 “98년 5월경 홍업씨의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를 회사 사장으로 영입한 뒤 홍업씨를 만나 금품 로비를 시도했으나 홍업씨가 거절해 무산됐다”는 진술을 확보해 그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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