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뷰’수사초점]포스코, 위약금 280억원 물고 땅 포기

  • 입력 2002년 5월 6일 18시 14분


문제의 현장
문제의 현장
검찰은 ‘경기 성남시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과 ‘백궁 정자지구 용도변경 의혹’이 밀접하게 연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용도변경에 대한 특혜의혹이 제기됐을 때 이 지역을 관할했던 사정기관에서 근무한 관계자는 6일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 사건의 뿌리는 용도변경 특혜 의혹”이라고 말했다. 파크뷰 특혜분양은 용도변경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준 대가라는 것이다.

검찰 수사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원지검 조사부가 수사 중인 용도변경 의혹은 특혜분양 의혹을 수사하게 된 수원지검 특수부로 병합돼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파크뷰 건설 시행사인 에이치원개발은 99년 5월 이 지구의 3만9000평을 1597억원에 매입했다. 성남시에 의해 용도변경이 추진된 시점은 같은 해 8월. 상업용지였던 이 지역은 2000년 5월 주상복합용지로 바뀌었고 에이치원개발은 파크뷰 아파트 건설에 착수했다.

의혹의 핵심은 에이치원개발이 땅을 매입하고 3개월 만에 용도변경이 추진됐다는 점이다. 시민단체들은 에이치원개발이 용도변경계획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 여권 실세들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다.

성남시민모임 기획위원장 이재명(李在明) 변호사 등은 지난해 10월 김병량(金炳亮) 성남시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측은 지난해 말 이 변호사 등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서 “용도변경이 관계 법규에 따라 정당하게 이뤄졌고 어떤 특혜나 비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95년 이 땅을 매입하기로 계약했던 포스코개발이 98년 12월 “용도변경 가능성이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위약금까지 물면서 땅을 포기한 점에 비춰볼 때 에이치원개발이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에이치원개발이 99년 5월 20여억원밖에 없는 상태에서 1500억원대의 땅을 매입하기로 계약했다는 것도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짙게 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특혜분양자 명단을 확보하는 대로 용도변경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추려내는 작업부터 할 방침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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