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이동 완전통제…주민들 방역 안간힘

  • 입력 2002년 5월 3일 18시 31분


의사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안성시 삼죽면 율곡농장 주변은 3일 오전부터 가축의 이동이 완전 통제됐다. 300∼400m마다 방역차량이 배치돼 지나가는 차량을 일일이 소독했다. 마을길은 생석회를 뿌려 온통 흰색가루로 뒤덮였고 매캐한 소독약 냄새가 진동했다.

주민들도 자체 방역단을 구성해 소독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 김완회씨(51)는 “재작년 구제역 파동 이후 철저한 방역 및 소독작업을 해왔는데 왜 (의사)구제역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대로 정부와 양돈농가는 그동안 구제역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한 방역 작업을 벌여왔으나 의사구제역 발생으로 2년 만에 구제역 파동이 재연될 수도 있게 됐다.

문제는 구제역이 앞으로 얼마나 확산될 것인가하는 점인데, 현재로선 그 추이를 예상하기 힘들다.

다만 이번의 구제역 발생은 2년 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당시엔 소에서만 나타난 데 반해 이번에는 돼지로 바뀌었다. 돼지는 소에 비해 호흡할 때 바이러스 배출량이 200∼1000배가량 더 많아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가 활발히 활동하는 온도가 10∼15도인 점을 감안하면 5월 이후 평균기온이 25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농림부 측의 판단이다. 2년 전엔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 사이에 일어났다.

구제역은 한국에선 1934년 이후 발생하지 않다가 66년 만에 재발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외국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돼왔다. 그러나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역당국이 추정하는 구제역 유입경로는 △수입건초 △해외여행객 △황사 등 3가지다.

올해는 유난히 황사현상이 심해 그 어느 때보다 구제역 발생이 우려됐으나 황사가 심하던 3, 4월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농림부는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가축이 발견됐을 때는 즉시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두개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이 고열이나 식욕부진 등 증상을 보이면서 침을 많이 흘리거나 코 입 입술 혀 발굽에 물집(수포)이 나타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전화는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1588-9060.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안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