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전통공예 쉽게 배우세요

  • 입력 2002년 4월 25일 23시 59분


“자, 이제 실로 잘라준 흙을 손으로 조물조물해서 뱀처럼 길게 만드세요.”

24일 오후 3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부천종합운동장 1층에 자리잡은 청소년공예체험장의 ‘도자기교실’.

오전 수업을 마친 인근 3∼4개 초등학교 1∼6학년 학생 17명이 손물레를 하나씩 끌어 안고 흙을 만지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날 만든 것은 ‘라면 그릇’.

흔히 말하는 사발이지만 아이들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정한 이름이다.

모두들 앞치마를 둘렀지만 얼굴이며 옷이며 온몸에 붉은 색 점토가 묻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도 아이들은 그릇 빚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켠에는 며칠전 다른 아이들이 이 곳에서 빚어 놓은 그릇과 컵 수십개가 때깔 좋게 굳어가고 있다.

이날 두 번째 교육을 받고 있던 박영미양(12·부천서초등학교 6년)은 “지난달에 만든 컵은 집에서 연필꽂이로 쓰고 있다”며 “문방구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예쁘다”며 은근히 실력을 뽐냈다.

아이들과 함께 온 샬롬공부방 지도교사 김경옥씨는 “‘내 작품’이라는 생각에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며 “유약을 발라 전기가마로 구워내는 20여일 동안 모두들 조바심을 내며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부천지회가 시의 지원을 받아 문을 연 ‘청소년공예체험장’에는 이밖에 스탠실, 한지공예, 석화, 전통연 등 7개 과목이 운영되고 있다. 인근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는 이 체험장을 특별활동(CA)교실로 활용하고 있어 학생들의 인기를 끈다.

재료비(5000원 미만)만 내면 2∼4시간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해 배울 수 있고 자기 작품은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또 과목마다 전문 강사가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눈높이에 맞춰 강의를 진행한다. 단체 견학과 실습이 많아 한 달 평균 2000여명이 다녀가고 있고 토·일요일에는 7개 강의실이 모두 꽉 찰 정도로 붐빈다.

특히 주말이면 엄마 아빠와 함께 또는 친구들과 함께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들도 많다.

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이명희 회장은 “방과후 활동은 물론 아예 단체 소풍을 오는 학교도 늘고 있다”며 “전문강사가 상주하기 때문에 편리한 시간에 방문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1대1 교육 프로그램은 수시 신청이 가능하다.

화∼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낮 12시∼오후 6시 문을 열며 월요일은 휴관. 032-662-0202

인천 지역에서는 인천여성복지관(남구 주안6동)이 전통공예 체험장소로 꼽힌다.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취업과 자격증 준비반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토요일 오전 10시∼낮 12시에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CA교실이 열린다.

체험비는 5000원 이하며 왕골공예와 한국자수 등 전통공예를 비롯해 회화, 한국무용, 요리 등 20개 내외의 과목을 배울 수 있다. 032-440-6557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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