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과로-과음 간암사망 "업무상 재해" 판결

  • 입력 2002년 4월 11일 23시 11분


기자가 사건취재를 위해 무리한 업무와 과음을 계속해오다 간암으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서기석·徐基錫 부장판사)는 11일 간암으로 사망한 동아일보 윤상삼(尹相參) 기자의 부인 엄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윤 기자가 시간에 쫓겨가며 기사를 취재해야 하는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과중한 업무를 맡으면서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취재원과 자주 밤늦게까지 과음을 함으로써 결국 간암으로 사망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단 측은 윤 기자가 96년 도쿄(東京) 특파원 재직 당시 지병인 간염이 악화돼 숨졌으므로 보험료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윤 기자가 누적된 과로 등으로 상태가 악화돼 간암이 발병했으므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82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윤 기자는 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등으로 수 차례 특종상과 한국기자상을 수상했으나 99년 3년간의 도쿄특파원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뒤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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