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씨 수십억원 돈세탁 의혹

  • 입력 2002년 4월 5일 20시 00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김종빈·金鍾彬 검사장)는 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이 서울음악방송 회사 임직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수십억원을 세탁한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김성환씨가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 서울음악방송 사옥 부지를 담보로 71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회사 직원 명의의 통장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는 또 ‘정현준(鄭炫埈) 게이트’와 관련된 회사의 계열사인 평창종합건설과 100억원대의 사채 거래를 하면서 회사 임원의 통장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김성환씨가 이 같은 자금을 다른 차명계좌에 옮긴 뒤 김홍업씨와 아태평화재단측에 전달한 단서를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중이다.

검찰은 김성환씨가 위성방송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에 제출한 투자 이행계획서에 성원산업개발 애경화학 등의 출자 계획을 포함시켰으나 관련사들의 직인이 일부 위조됐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의 집에서 압수한 문건에 98년 6월 김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들어 있는 기밀문서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 이씨의 문건 소지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 문건은 당시 청와대와 외교통상부가 작성한 뒤 국가정보원 등 일부 기관에만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청와대 등 관련 인사들의 공무상 비밀 유출 혐의를 캐고 있다.

이수동씨 측은 “이씨가 수행원단에 포함돼 자연스럽게 문건을 얻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4일 오후 이씨를 재소환, 지난해 11월 당시 대검 중수부의 수사 기밀을 유출한 검찰 간부에 대해 조사했으나 이씨가 혈압이 올라가고 구토 증세가 심해 조사를 중단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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