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3년간 30조원

  • 입력 2002년 3월 4일 16시 28분


99년 이후 3년간 새 회사를 설립하거나 국내기업 73개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해 외국자본 231억 달러(약 30조원)가 국내에 투자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4일 최근 ´국제 M&A의 동향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99년 이후 231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발생했다˝며 ˝새 회사를 차리는데 76억 달러, 73개 기업의 자산 및 구주(舊株)를 인수하는데 155억7000만 달러가 국내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금은 총 42억달러. 이 가운데 70%인 29억달러가 LG전자 해태제과 옥션 등 13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데 쓰였다. 보고서는 최근 외국자본이 처음부터 새로 차린 기업이 몇 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은 국제국 변재영(卞在英) 팀장은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M&A는 2000년 이후부터 시장점유율 확대, 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신기술 획득을 위해 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필립스가 LG전자에 11억6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은 △LG전자로선 통합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필립스 브랜드´가 필요하고 △필립스는 LG전자의 모니터 제조기술이 필요하다는 욕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2000년까지는 부실해진 은행 기업 등을 외국자본에 넘겨주는 주식 및 자산인수 방식이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변 팀장은 또 ˝새로 회사를 차려 공장을 짓고, 직원을 채용하는 방식이 성장 및 고용에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M&A도 활발한 영업활동으로 이어져 간접적으로 기여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주식투자가 미국계 펀드중심으로 이뤄진 것과는 달리 M&A는 유럽계 자본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M&A 자금 기준으로 유럽계가 81%를 차지했고, 미국계는 18%대에 그쳤다. 변 팀장은 ˝최근 2,3년간 유럽 화폐통합을 앞두고 유럽-미국, 유럽-아시아 사이의 M&A가 활발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M&A 자금이 가장 많이 투입된 국가였고, 한국은 11번째였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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