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愼承男-李亨澤씨 작년 수시회동”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00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재수사하고 있는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7일 이용호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중단 압력 의혹과 관련해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통화내역을 알려달라는 공문을 통신회사에 보내는 등 신 전 총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의혹 규명 차원에서 신 전 총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씨 등에 대한 기초 조사가 끝나는 설 연휴 이후 신 전 총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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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의 측근인 김성환(金盛煥·51)씨는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나 “지난해 9월 이형택씨가 이용호씨에게서 신승환(愼承煥)씨가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알려주며 신승환씨를 아느냐고 물어 모른다고 대답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 같은 주장이 “김성환씨에게 검찰총장 동생의 금품 수수 사실을 총장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했다”는 이형택씨의 진술과 달라 거짓진술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김성환씨는 또 지난해 대검 수사 도중 홍업씨의 또 다른 측근인 KBS 라디오 편성부장 이철성씨(44)가 이용호씨 사건에 연루됐다는 말을 이형택씨에게서 전해듣고 이철성씨에게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검찰 수사 기밀이 이형택씨에게 유출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이용호씨 수사 이전인 지난해 1∼8월 서울 서초구 M호텔에 신 전 총장과 이형택씨 등이 수시로 출입하며 모임을 가졌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모임의 경위를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형택씨를 소환해 지난해 9월 신 전 총장 등 검찰 고위간부들과 가진 골프 모임 당시 이용호씨에 대한 선처나 사건 무마를 청탁했는지 등에 대해 추궁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지난해 9월 신 전 총장 등 검찰 고위간부들과 가진 골프 모임이 ‘이용호 게이트’와는 관련 없는 사적인 모임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골프를 함께 했던 이범관(李範觀·서울지검장 내정자) 인천지검장 등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 공범인 전 대양상호신용금고 소유주 김영준(金榮俊·구속)씨의 변호인인 은모 변호사(45)가 금융감독원의 감리위원이며 올해부터 김영준씨가 대주주로 있는 KEP전자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팀은 은 변호사가 김영준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는 금감원 감리위원인 모 여대 김모 교수(45·여)의 소개로 고문변호사를 맡았다는 자료 등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2000년 이용호씨 진정사건 수사 당시 서울지검 3차장이던 임양운(林梁云) 전 광주고검 차장이 검찰수사 정보를 알려줬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통화명세를 추적 중이다.

특검팀은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 주말경 이형택씨를 기소한 뒤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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