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귀빈실은 의원 전용

  • 입력 2002년 1월 16일 16시 41분


‘귀빈실은 국회의원들 차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귀빈실은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29일 공항 개항 이후 12월 말까지 여객터미널 3층에 마련된 귀빈실을 사용한 인사들의 직업을 분석한 결과 국회의원이 전체 사용건수(1867건)의 35.6%인 66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외국 장관급 인사 271건(14.5%), 국내 장관급 인사 223건(11.9%), 전현직 3부 요인134건(7.2%), 주한 외교 공관장 113건(6.1%)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었다.

특히 국회의원은 공식적으로 귀빈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객이 전도 된 것으로 지적됐다.

현행 국제공항에서의 ‘귀빈 예우에 관한 규칙’ 에는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전현직 3부 요인과 현직 국회 교섭단체 대표, 외국 국빈 등으로 제한돼 있다.

공항공사도 이런 점을 들어 공항 개항 직전인 지난해 3월 초 국회의원의 귀빈실 사용을 금지한다는 발표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이 “국민 대표에 대한 출입금지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 , “의원들이 귀빈실을 때려 부수기라도 한다는 겁니까” 라며 귀빈실 사용을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

의원들의 협박(?)에 못 이긴 공사측은 지난해 3월14일 귀빈 전용통로로 연결되는 의전용 이중문인 ‘더블도어’ 를 이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국회의원의 귀빈실 사용을 허용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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