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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7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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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여름방학 동안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한 고교는 전체 279개 고교 중 213개(76.3%)였으나 올 겨울방학에는 227개교(81.4%)로 늘어났다. 참여학생 비율도 여름방학에는 24.5%에 불과했지만 겨울방학에는 46.6%로 배 가까이 늘었다.
특기적성교육 시간에 시험에 대비한 문제 풀이나 학습 진도를 나가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는 사실상 국영수 등 주요 과목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 등 사교육이 성행하는 부유층 지역에서는 반강제적인 특기적성교육에 반발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서울 P고에서는 특기적성교육을 신청하면서 원하는 교사의 수업을 등록하기 위해 학생들이 교실에서 밤을 새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학교측이 ‘○○○의 영문법 교실’ ‘수학의 이해’ 등으로 교사와 강좌명을 내걸고 선착순으로 수강신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 S고도 특기적성교육을 신청 받으면서 강좌명과 담당교사, 교재 등을 소개한 강의 팸플릿을 교실에 비치하고 예비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신청학생 수가 10여명에 불과한 4개 강좌는 아예 폐강됐다.
이 때문에 수강생이 많은 교사는 유능한 교사, 그렇지 못하면 능력 없는 교사로 평가되는 분위기여서 교사 사이는 물론 교사와 학생 간에도 불신 풍조가 생기고 있다는 것.
한 교사는 “교사들을 학원 강사처럼 노골적으로 경쟁시키는 것은 비교육적”이라며 “학생들이 수강생이 적은 교사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은 7일 “학생들의 특기와 취미를 개발하기 위한 특기적성교육을 보충수업으로 운용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단속을 벌여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적발되면 학교장 등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