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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5일 0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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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 팀원들이 회식을 하다 시인으로 활동중인 박현조 팀장(55)이 우연히 던진 한마디로 이같은 모금이 시작됐다.
당시 박 팀장은 “술을 마시면서도 좀 뜻깊은 일은 없을까”라고 운을 뗐고 다른 팀원들이 회식비의 10%를 성금으로 적립하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박 팀장을 비롯한 8명의 팀원들이 ‘사랑의 정 나누기’라는 모임을 만들어 회식이나 술자리를 가질 때마다 모금을 했다. 이기천(50·4급) 과장도 이 운동에 동참했다.
이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최재욱씨(42·6급)는 “이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술만 마시는 것 같았지만 이제는 훈훈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회식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술자리도 2, 3차는 거의 없이 1차로 끝내고 있다”고 말했다.
술마시는 자리에서 어려운 이웃을 잠시라도 생각하다 보니 2, 3차를 가는 경우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내 e메일을 통해 “좋은 취지로 시작된 모금 운동으로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다른 부서에서도 이같은 일을 해보라”고 제의하기도 했다.
그동안 모은 22만원은 최근 인천지역 지방지를 통해 불우이웃에게 전달됐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면 정말 보잘것 없는 돈이지요. 내년에는 성금을 더 모으기 위해 회식을 더욱 자주 해야 할지, 아니면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팀원들은 쑥스럽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