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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2일 2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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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중공업은 지난달 30일 ‘제38회 무역의 날’을 맞아 4억불 수출탑을 비롯 이연재(李衍宰)사장이 철탑산업훈장을, 가공부 김우민씨가 무역협회장 표창을 받는 겹경사를 맞았다.
삼호중공업이 회생하는데는 노사화합과 지역 주민의 성원이 큰 원동력이 됐다.
▼떠났던 직원 절반 돌아와▼
IMF 당시 한라중공업은 한보, 기아와 함께 ‘부실 빅3’로 불릴 정도로 경영상태가 최악이었다. 한라중공업은 부도가 난 1997년 12월 외주 인력을 포함 9300여명의 인원 중 99년 10월까지 6000여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원들은 고용 불안정을 이유로 72일간이나 파업을 벌였고 사장실을 점거하는 바람에 회사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99년 11월 현대중공업이 위탁 경영에 나서면서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회사 이름도 삼호중공업으로 바꾸고 이연재 사장 등 현대중공업에서 파견된 간부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선박 건조 일감을 수주했다. 덕분에 10∼12%의 선가(船價)인상도 이끌어냈다.
세계 조선업계의 호황도 한몫을 했다. 위탁경영 당시 30%대에 머물던 조업률이 지금은 100%로 올라 섰고 현재 54척(2조5000억원)의 선박을 수주, 2003년까지 조업 물량을 확보했다.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서 당시 회사를 떠났던 직원 3000여명 중 절반인 1500여명이 일터로 돌아왔다.
▼부도때 직원돕기운동 펼쳐▼
목포 영암주민들의 정성어린 지원도 회생에 밑거름이 됐다. 삼호중공업은 영암군의 세수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부도 당시 시민 사회단체들은 주민들과 함께 직원가족돕기 운동을 벌였다.
직원들은 사원아파트 2000여가구에 쌀 20㎏씩을 나눠주고 무, 배추 등 농산물을 놓고 간 주민들의 따뜻한 ‘이웃사랑’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삼호중공업은 요즘 활기가 넘쳐난다. 회사측은 선박 수주 호조 덕분에 93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800억원의 순이익과 1조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삼호중공업 김종두(金鍾斗)홍보과장은 “이제 지역축제나 면민의 날 등 행사를 후원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좋아졌다”며 “모든 것이 노사간 신뢰회복과 지역민의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 말했다.
<영암=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