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예산도 확보…사업 계속"

  • 입력 2001년 12월 9일 18시 20분


주한 미군이 서울 용산 기지 안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계획이 동아일보에 특종 보도된 뒤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군은 과연 용산기지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을까.

미군측은 본보 보도 직후 공식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한국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내 여론에 관계없이 현재 진행 중인 시공사 선정작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아파트 건설을 백지화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미군측 입장〓미군이 아파트 건설을 강행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주한미군의 열악한 주거환경과 △테러 위협 △아파트 건설 계획을 이미 의회에 보고했다는 것 등이다.

현재 주한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숙소는 대부분 지은 지 20∼30년이 지난 노후건물이다. 일부 사병숙소는 53년 6·25전쟁 휴전 직후에 건설된 것도 있다. 미군 병사들이 주한미군에 배속되기를 꺼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에 고조된 테러위협도 주택건설 강행의 또 다른 배경이다. 미군은 당초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지 밖에 땅을 사서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테러위협 때문에 기지 내로 건설 예정지를 바꿨다.

의회와의 관계도 변수다. 주한미군은 다른 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보다 주택 여건이 나쁘다는 점을 강조, 의회로부터 주택건설 예산을 일부 확보해놓은 상태이기 때문.

▽강경한 서울시〓용산기지 내 신청사 건립과 부도심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는 용산기지 내 아파트 건설에 적극 반대하는 입장. 특히 미군측이 사전 협의 없이 무단으로 아파트 건설계획을 추진한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대여론이 거세기 때문에 미군측이 쉽사리 착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기지 아파트 건설 관련,서울시와 주한 미군 입장 차이
서울시 주한 미군
사업계획 협의 시기구체적인 계획확정 전(연내)계획 확정 후(시공사 선정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중)
아파트 건설에 대한 시각이전하는 기지에 건설할 필요 없다-주한미군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
-테러 위협에 대비
건설 반대에 대한 시각-서울시 도시계획의 틀이 깨진다
-녹지가 훼손된다
국가 안보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미군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
건축 협의 문제사전 협의 대상인 만큼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SOFA에 건축허가 절차가 생략된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국방부와만 협의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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