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상대 국적세탁조직 검거

  • 입력 2001년 12월 4일 14시 19분


200여명의 중국동포에게 동포1세대인 것처럼 문서를 위조, 비자 및 국적취득을 알선해준 국적세탁 조직과 이들의 도움으로 불법입국해 국적을 취득하려한 중국동포 1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3일 중국동포 1세대 중 호적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 한해 국적을 회복시켜주는 현행법을 이용, 호적에 올라있는 사람으로 신분을 위장시켜 비자와 국적신청을 알선해준 홍모씨(47·여)와 국적을 취득하려 한 이모씨(47·여·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등 8명을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조직책 최모씨(47)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흑룡강성의 국적세탁 조직원인 홍씨 등은 국내에 거주하면서 시골 오지의 면사무소 등에서 연고없는 호적자료를 입수, 입국을 희망하는 중국동포에게 호적상의 인물로 위장시켜 중국 거민증 및 여권 등을 위조해 한국 비자와 국적 취득 등을 알선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시골 노인들이 기억이 어두워 수십년 전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 의뢰자들이 서신이나 전화 등을 자주 하도록 해 위장신분을 인식시키고 비자발급에 필요한 초청장이나 신원, 재원 보증서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의뢰자에게 위장가족 구성에 따른 가족관계 등 허위내용을 약 1개월간 집중교육시키는 등 범행이 탄로날 것에 대비해 치밀한 수법을 써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홍씨의 집안에서 발견된 200여명에 달하는 알선비밀장부를 확보하고 이들의 호적 진위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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