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욕심버리기' 섬진강 살렸다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08분


영호남 지방자치단체들의 생명연대 가 섬진강을 살려냈다.

섬진강을 끼고 있는 영호남 7개 시군이 4년 전 환경행정협의회 를 결성한 뒤 다양한 공동 사업을 벌이면서 섬진강의 생태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이 협의회는 지치체들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환경연대 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살아나는 섬진강=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는 섬진강의 생태보전과 난개발을 막기 위해 섬진강 수계권인 전남 광양시 순천시, 구례군, 곡성군을 비롯해 전북 순창군, 경남 남해군 하동군 등 7개 시군과 영산강환경관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참여 97년 말 발족했다.

전국 5대강 가운데 유일하게 1∼2급수를 유지하고 있는 섬진강을 지키기 위해 협의회가 가장 먼저 벌인 사업은 골재채취 휴식년제.

그동안 일부 지자체가 재정 수입을 위해 경쟁적으로 골재채취 사업에 나서 어류의 산란 및 서식 장소가 크게 훼손되자 이를 막기 위해 99년부터 2002년까지 섬진강 본류의 전 지역에서 골재채취 및 허가가 금지됐다.

광양시 환경관리과 배연호(裵連浩)계장은 휴식년제 시행으로 섬진강 생태환경이 크게 좋아져 내년 정기총회에서 휴식년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불법 포획 단속=협의회가 4년째 벌이고 있는 어류 불법포획 장비 철거와 토종어류의 방류사업도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새끼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강 하류에 불법 설치된 그물이 실뱀장어는 물론 농어 돔 참게 새끼까지 싹쓸이 하는 바람에 어족자원 고갈이 우려되자 지자체별로 민간환경감시대 를 꾸려 그물 등 각종 불법 포획장비 60여건을 제거했다.

또 98년부터 매년 섬진강의 대표적 어종인 은어 새끼 140만마리를 방류한 결과 올해 섬진강 곳곳에서 길이 30㎝의 은어가 잡히고 실뱀장어 개체수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 하동수협 관계자는 협의회 노력으로 섬진강에서 자라는 재첩(갱조개)의 위탁판매량이 98년 21만3000㎏에서 99년 78만㎏으로 늘었으며 위탁판매 자율화가 실시된 지난해에도 33만㎏의 실적을 보였다 고 말했다.

▽예산부족이 걸림돌=협의회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섬진강 3곳에 설치된 길이 400m, 높이 3m의 대형 수중보 철거문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설치된 수중보가 어류의 이동을 막고 생활하수를 침전시켜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으나 철거하는데 수십억원이 들어 손을 놓고 있다.

협의회는 매년 지자체와 기관이 1000만원씩 내는 출연금으로는 철거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정부가 수중보 수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어류의 생태통로 역할을 하는 자동보 설치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섬진강 상류에 위치한 전북 진안군과 임실군이 아직까지 협의회 참여를 미루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 이들 군은 댐 건설로 하류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것.

정구영(鄭九鎔·경남 하동군수)협의회장은 그동안 협의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전북 남원시가 내년부터 합류하면 협의회가 명실상부한 섬진강 지킴이 로 거듭 날 수 있을 것 이라며 청정수역을 유지하고 있는 섬진강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고 말했다.

<광양=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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