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피해자 수사때 또 인권침해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7시 28분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검찰수사 과정에서 또 다시 성적 모욕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양대 사회학과 심영희(沈英姬·여)교수는 27일 서울 종로구 종로성당에서 한국 여성의 전화 전국연합 주최로 열린 ‘검찰 수사상 성폭력 피해자 인권보장을 위한 토론회’ 에서 이같이 밝혔다.

☞ 심영희교수 논문 원문 보기

심교수는 99년부터 올 6월까지 여성의 전화 에 접수된 여성 성폭력 피해자들의 상담사례 150건을 분석한 결과 이중 76건이 검찰 수사관들의 언어적 성폭력을 고발한 사례였다고 밝혔다.

심교수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수사관들의 편견, 피해내용에 대한 반복적 질문, 고압적 수사자세 등으로 또 한번의 성적 수치심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심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검찰 수사관들은 여성 피해자들에게 화대 받은 것 아니냐 , 좋아서 했다며 등의 말로 고통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사실과 무관한 예전의 성경험을 묻거나 가해자를 두둔하고 합의를 종용해 피해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사례도 있었다.

심교수는 “수사관의 남성중심적 의식 및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수사관행 등은 또 다른 인권침해의 요인” 이라고 지적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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