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림의원 접촉 단서포착]김재환씨 진술에 신빙성

  • 입력 2001년 11월 19일 22시 41분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가 민주당 김방림(金芳林·전국구) 의원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난 단서가 포착돼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높아지고 있어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19일 “김씨의 국회 방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방문 기록 서류는 2개월 단위로 파기하지만 컴퓨터 기록 재생 등의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김씨가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두세 차례 만난 정황을 가지고 확인 중”이라고 말해 김씨의 국회 방문 가능성을 높여주는 단서를 입수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2000년 10월 의원 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나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씨에게서 받은 돈 가운데 5000만원을 진씨의 구명로비 명목으로 줬다”는 김씨의 지난해 진술 가운데 일단 ‘만남’ 부분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씨의 진술이 전체적으로 사실일 경우를 가정하면 여기에 돈 전달 경위에 대한 김씨의 소상한 정황 진술이 더해질 경우 검찰은 김 의원의 5000만원 수수 의혹을 어렵지 않게 밝혀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단 두 사람이 만난 사실만 확인돼도 해명자료를 통해 “김씨를 모르며 만나지도, 돈을 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던 김 의원은 치명타를 입을 뿐만 아니라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김 의원측은 19일 검찰이 김씨가 김 의원을 만난 정황을 확보했다는 말을 듣고도 “김씨측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의 수사 진전으로 “정성홍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에게 진씨의 돈 가운데 4000만원을 빌려줬다”는 김씨의 진술도 사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씨가 두 사람에 관해 진술한 시점이 같고 특히 김 의원과 정 전 과장이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씨가 정 전 과장에게도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구명운동 명목으로 돈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정 전 과장은 여전히 “김씨에게 돈을 빌린 적이 전혀 없으며 이를 입증할 방법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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