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아마추어 마라토너 백혈병 어리이 치료비 모금 눈길

  • 입력 2001년 11월 15일 23시 07분


대구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이 백혈병 어린이의 치료비 모금을 위해 달리기 대회를 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영남마라톤클럽(회장 이봉근·39·식당업) 소속 회원 60여명은 다음달 16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동 두류운동장 트랙(5㎞)과 두류공원 안의 간선도로(4㎞)를 달리는 단축 마라톤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일반인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8월 백혈병 판정을 받고 3개월째 투병하고 있는 대구 남부 초등학교 이수정양(7·1년)을 돕기 위해 마련된 것. 클럽측은 대회 참가비(일반인 1만원, 초등학생 5000원)를 전액을 이양의 치료비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이 이양을 돕기로 한 데는 애틋한 사연이 있다.

8월 말 마라톤클럽 회장인 이씨가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대구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옆 식탁에 앉은 한 부부가 흐느껴 우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부부는 “딸이 백혈병에 걸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생활 형편이 어려워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고 이에 이씨는 회원들과 함께 즉석에서 이양을 돕기 위한 마라톤 대회를 열기로 결심했다.

모두 네 식구인 이양 가족은 현재 달서구 성당동의 사글세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이양의 아버지(33)는 야간에 유흥업소를 돌며 전자악기 연주로 어렵게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지금까지 적금 등을 통해 모은 1000여만원을 딸의 치료비로 쏟아부었다.

이양이 다니는 남부초등학교 급우들이 300만원을 모아 치료비에 보태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매달 400만∼500만원씩 드는 치료비 마련이 막막한 실정.

이 회장은 “이양 뿐만 아니라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마라톤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053-565-9980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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