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월드컵경기장 인근 아파트 월드컵 희비교차

  • 입력 2001년 11월 5일 21시 30분


“월드컵 경기를 공짜로 구경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아요.”

“월드컵경기장 스테인레스 지붕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광주 서구 풍암동 월드컵경기장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층 프리미엄 만끽”▼

광주 서구 화정동 태영, 럭키, 우성 아파트 맨 앞동 주민들은 아파트가 월드컵 경기장에서 200여m 떨어져 있어 높은 층은 베란다에서, 낮은 층은 아파트 옥상에서 축구경기를 공짜로 구경할 수 있도 있다.

주민들은 예선전 두 경기와 8강전 한 경기 등 3경기를 무료로 관람하게 돼 로열석을 기준으로 했을 때 1인당 60만원을 버는 셈이다.

태영아파트 주민 박모씨(38)는 “분양 전에 이런 프리미엄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고층에 입주했다”며 “13일 열리는 월드컵경기장 개장 경기를 집안에서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럭키, 우성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이런 혜택 못지 않게 고통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월드컵 경기장의 오른쪽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 경기장 스테인레스 지붕이 빛을 반사시켜 오후에는 반사광이 아파트 내부를 비춰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우성아파트 주민 박모씨(35·여)는 “경기장 지붕에서 빛이 반사돼 밖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시다”며 “집안이 지나치게 환한데다 실내온도도 높아져 불편이 많다”고 호소했다.

▼“낮엔 밖 내다볼수 없어”▼

광주시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택도가 가장 낮은 제품을 사용했다”며 “시간이 지나 광택도가 떨어지면 이런 불편은 자연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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