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에는]황정환/울릉도 주민 왜 자꾸 떠날까요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8시 48분


울릉도의 중요성은 빼어난 자연경관이나 희귀동식물의 보고라는 차원을 넘어선다. 우선 지리적으로 국토의 최동단 유인도로서의 상징성이 매우 크다. 울릉도에 군사시설이 많은 것도 국방상의 중요성 때문이다. 또 해양자원이 풍부하며 동해안 일대의 어족자원은 연안지역 어민들의 생계수단과 직결된다.

최근 울릉도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첫째, 개발 과정에서 무분별한 자연훼손이 일어나고 있다. 군사시설 설치, 일주도로 개설, 신항만 및 방파제 건설공사에서 주로 자연훼손이 나타난다.

둘째, 식수난이 심각하다. 울릉도는 성인봉을 중심으로 13개의 하천 덕분에 물이 비교적 넉넉한 편이었다. 하지만 도동정수장에서 생산되는 하루 2500t의 물로는 관광성수기의 수요량 4000t에 턱없이 모자란다.

셋째, 일주도로 개통으로 절개지의 낙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해안선을 따라 개설된 일주도로 주변은 천연기념물과 문화재 등 관광명소가 많아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절개지 낙석과 산사태 우려가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넷째, 지속적인 인구감소가 심각하다. 9월 말 울릉도의 인구는 3800가구 9990명으로 1만명선이 무너졌다. 1932년 1만명을 넘어선 지 70년 만의 일이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436명이 울릉도를 떠났다. 이주 원인인 교육, 의료, 교통 문제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다섯째, 국립공원이나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정부의 구상은 체계적인 접근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자연생태계가 지정 이전보다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공원 지정 전에 생물환경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밖에 전천후 여객선 운항과 경비행장 건설이 시급하다. 날씨 때문에 해마다 70∼100회가량 여객선이 결항하는 실정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한국 사람이 가장 친숙하게 느끼는 섬은 울릉도와 독도로 나타났다. 지난달 경주대학이 울릉학연구소를 개설한 까닭도 울릉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독도를 포함한 울릉도의 미래는 국가의 비전과도 상관관계를 가지므로 울릉도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때이다.

황 정 환(경주대 울릉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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