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가루만 봐도 ‘깜짝’…부산 석고가루 '소동'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40분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탄저균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하철역과 우체국 등지에서 비닐봉투에 싸인 백색가루와 가루가 묻은 괴우편물 등이 발견돼 군경이 수사에 나서는 등 소동을 빚고 있다.

16일 오후 7시20분경 부산 사하구 괴정4동 부산지하철 1호선 사하역 신평방향 승강장에서 비닐봉투에 담긴 백색가루가 발견돼 군경이 긴급 출동, 탄저균 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에는 별다른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으나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던 승객 중 일부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군경은 지하철 승강장 일대에서 제독작업을 벌이는 한편 백색가루에 대한 1차 성분 분석을 한 결과 탄저균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조각에 쓰는 석고가루로 추정됐다.

또 이날 오전 10시50분경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 우체국에서 우편물 분류작업을 하던 물류과 직원 이승기씨(32)가 화학물질로 보이는 백색가루가 묻은 우편물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우편물은 A4 용지 크기의 상품선전용 홍보책자를 비닐봉투에 넣은 것으로 포장지에 손바닥 크기의 백색가루가 묻어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이 가루는 우편물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뿌린 파우더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반경 경기 과천시 별양동 코오롱빌딩 18층 회장 부속실에 정체불명의 괴우편물이 배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긴급 출동했다.

코오롱그룹 회장 비서실 부속실장 안병득씨 앞으로 배달된 이 우편물은 싱가포르 소인이 찍혀 있었고 정상적인 우편봉투보다 조금 크며 발신인은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은 우편물을 플라스틱 용기에 넣은 뒤 국립보건원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부산〓조용휘기자·대구〓정용균기자·과천〓남경현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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