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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1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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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지난달 25일 강원 정선군 고한읍에서 문을 연 한국도박중독센터에는 도박중독으로 인해 파탄난 가정들의 아픈 사연이 줄을 잇고 있다.
주부 박모씨(45)는 화투와 경마에 빠져 수억원을 날려버린 남편 김모씨(47)가 최근 3000만원을 마련해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그만 집을 도망치듯 나와 살고 있다. 돈을 주면 합의이혼도 해주겠다는 남편은 그동안 가재도구를 때려부수며 도박자금을 요구해왔고 그녀는 할수 없이 파출부로 나서야 했다.
장모씨(38)는 화투도박중독에 빠져든 아버지 때문에 난처한 입장에 빠져있다.아버지가 도박으로 탕진한 돈만 현재까지 10억여원. 최근 자식들이 아버지의 도박빚을 갚기 위해 5000만원을 마련해 주었으나 또다시 돈을 요구했고 "돈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고 애걸하고 있어 막막해하고 있다.
한국도박중독센터에 따르면 11일 현재까지 이곳에 상담을 요청한 도박중독자와 그 가족들은 총 34명.
연령별로는 3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서울 등 수도권이 50%를 점유하고 있다.
도박중독자 중에는 자해하거나 가족들을 죽이겠다는 폭언을 서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도박중독센터 김호진(金鎬鎭·45) 전문상담원은 "도박중독자의 부인들은 우선 남편과 같이 살 것인지 헤어질 것인지를 분명히 결정해야 한다" 며 "같이 살고싶으면 가능한 빨리 친지들과의 가족회의를 통해 입원치료 등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좋다" 고 충고했다.
한편 한국도박중독센터에는 전문상담원 2명이 상주하면서 도박중독 예방,도박중독 상담, 치유 및 진단, 도박중독문제 조사연구 및 교육, 도박중독 자조(自助)모임 지원 등의 역할을 하며 진단결과에 따라 도박중독자를 전문병원에 의뢰, 외래 상담 및 입원치료 서비스를 받게 하고 있다.
카지노 중독치료에 필요한 외래와 입원비용 중 90%는 강원랜드가 부담한다.
상담전화 080-7575-545.
<정선=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