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여운환씨 소환…'검찰간부 비호' 추궁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24분


지앤지(G&G) 이용호(李容湖) 회장의 검찰내 비호세력 존재 여부를 수사중인 특별감찰본부(한부환·韓富煥 대전고검장)는 23일 오후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중인 이 회장과 광주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呂運桓)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감본부는 또 지난해 이 회장에 대해 진정을 했던 전 지앤지 관계자 2명도 참고인으로 불러 이씨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진술을 들었다.

특감본부는 이씨를 상대로 지난해 5월9일 서울지검 특수2부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석방되기까지의 정확한 경위와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의 5촌 조카를 계열사에 취직시켜준 경위, 검찰 고위 간부들과의 친분관계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감본부는 지난해 5월 수사를 받게 된 이 회장을 만나 “관련 공무원에게 청탁해 사건을 잘 해결해 주겠다”며 20억원을 받아간 혐의로 구속된 여씨에 대해서는 실제로 이 돈을 검찰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는지, 검찰 고위 간부들과 친분관계가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임 고검장 등 지난해 이 회장 석방 당시의 수사검사와 지휘라인에 대한 1차 소환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 회장과 여씨 등에게서 비호세력의 단서를 포착하기 위해 소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22일 오후 2시경 임 고검장을 소환 조사한 뒤 8시간 만인 10시반경 귀가시켰다.

임 고검장을 직접 조사한 한 본부장은 임 고검장이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긴급 체포됐다가 석방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김태정(金泰政) 변호사의 전화를 받고 수사팀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에 대해 추궁했다.

임 고검장은 “김 변호사의 전화를 받고 ‘잘 검토해 보라’는 통상적인 지시를 내렸을 뿐 부당한 선처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이정은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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