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달러 CB 소유주 추적…이용호씨 정관계 로비용 조성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24분


지앤지(G&G) 이용호(李容湖·43)회장의 금융비리와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유창종·柳昌宗 검사장)는 21일 이씨가 정관계 로비용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해외 전환사채(CB) 펀드의 실소유주와 자금 흐름을 추적중이다.

검찰은 D금고의 실질적 소유주인 김모씨(수배중) 명의로 관리된 삼애인더스 해외 CB의 실소유주들이 별도로 존재하는 사실을 일부 확인하고 그들의 명단을 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 명의로 인수한 CB는 KGI증권의 ‘비즈니스 플러스’ 명의 계좌로 관리됐는데 이 계좌에 의심이 많이 가 샅샅이 조사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날 현재 검사장 이상 고위 간부나 정치인 등의 수뢰 사실이 수사에서 밝혀지거나 이씨의 뇌물 메모 또는 비망록이 확보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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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비망록의 ‘비’자도 못 들어봤다”며 “검찰이 이씨의 뇌물 비망록을 압수하고도 이를 묵살했다고 근거 없이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소환한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49)를 상대로 이씨에게서 받은 돈의 정확한 액수와 돈을 받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21일 새벽 귀가시켰다. 돈을 받은 경위에 대해 검찰은 “이씨가 신승환씨에게 사장 자리를 제의했으나 신씨가 ‘나는 신용불량자라서 어렵다’고 하자 ‘내가 빚을 갚아주겠다’며 돈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 총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된 다음날인 5월22일 이씨가 신씨에게 5000만원을 준 점에 비춰 이씨가 돈을 주면서 로비 청탁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씨의 횡령 및 배임 액수가 680억원이며 증권거래법 위반 금액은 250억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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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이명건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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