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에 바란다]"전세대란 헤쳐나갈 알짜정보 아쉬워"

  • 입력 2001년 9월 2일 18시 57분


《동아일보 ‘서울 및 수도권 독자위원회’ 5차 회의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본사 20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독자위원 9명 중 5명이 참석했다. 본사에서는 권순택 오피니언팀장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8월 한달 동안의 본보 지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한편 동아일보 중부권(강원 및 충청지역) 독자위원회 2차 회의는 독자위원들의 바쁜 일정때문에 e메일 회의로 대체했다.

중부권 독자위원들은 7, 8월의 지면을 꼼꼼히 분석하며 지방 독자의 기대와 격려의 글을 보내왔다.》

▽김용훈〓8월6일자 C2면에서 마라토너 이봉주선수의 부진 원인을 대회가 끝난 뒤에 돋보이게 지적했는데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미리 지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전세대란에 대한 대안을 보다 충실하게 제시해줬으면 한다. 한류 열풍에 대한 기사도 현상은 충분히 전달하고 있지만 경제적 실리 등에 관한 문제는 소홀하게 취급한 것 같다. 8월30일자 오피니언면의 김승희 교수의 문화칼럼은 한류 열풍에 대한 균형감 있는 시각을 제공해줬다.

▽한정신〓8·15 민족대축전 행사 방북단이 어떤 사람들로 구성됐고 무슨 목적으로 갔는지, 방북시 행동과 입장에 대한 전체적인 조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순수한 목적으로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비중있게 다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8월27일자부터 7회에 걸쳐 A3면에 연재된 ‘DJ정부 국정진단-初心과 현실’ 시리즈는 현실 진단과 방향 제시는 좋았으나 정책 당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금요일자에 게재되는 ‘인물 포커스’에서는 유명인사들만 소개하지 말고 평범하면서도 의미있는 사람을 발굴 소개해 달라.

▽최준혁〓‘DJ정부 국정진단-初心과 현실’ 시리즈는 심층성과 방향성이 돋보였다. 국민의 상실감, 빈부격차, 실업문제 등도 함께 다뤘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부평공장 현장 리포트’ 등 현장 기사는 금리 문제와 봉급자의 실질임금 하락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 기사였다. 8월 10일자 A26면‘차 한대 값 시계’ 기사는 호화 사치 풍조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을 보니 오히려 제품 가격과 판매 장소 등 구매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쳐 실망했다.

▽김한아〓8월에는 기획 및 특집기사들이 돋보였다.‘DJ정부 국정진단-初心과 현실’ 시리즈는 왜 집권 3년 반이라는 시점에 기획됐는지 궁금했다. 언론사 사주 구속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북관계와 관련된 남남갈등은 현상만 부각시키지 말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8월 13일자부터 6회에 걸쳐 국제면에서 연재한 6개국 리더십은 시의적절했다. 언론이 남남갈등을 너무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현상만 부각시키지 말고 어느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 방향을 제시하는 기사가 많이 나와야 한다.

▽김용훈〓동아일보는 남남갈등의 문제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쟁점화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데 신문은 갈등을 제대로 표출하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갈등의 뿌리와 합리적인 표출 방법을 지면에서 점잖게 다뤄주길 바란다. 8월에는 IT면이 축소됐는데 기업정보화 현장 기획은 기대가 된다. 인터넷이 산업에 미친 영향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시장 현황을 알 수 없어 아쉬웠다.

▽박영신〓전세금 상승에 대해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 만큼 제대로 보도한 기사는 없었다. 세입자가 행동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사도 부족했다. 지역별 집값 현황에 대한 표본조사를 통해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기사와 정보를 더 제공해주기 바란다. 인천에 살고 있는데 인천지역에 배포되는 지방판에서 스크랩을 해둘 정도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생활정보가 담긴 기사들을 많이 발견하고 있다. 지방판에 좀 더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권순택 팀장〓‘DJ정부 국정진단-初心과 현실’ 시리즈는 현실이 심각한 난국에 처해 있고 집권 4년이 되는 내년 2월에는 대통령선거 정국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기가 적절치 않을 것으로 판단돼 국정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어느 정도 있는 시점을 택하다 보니 집권 3년 반이라는 시점을 택하게 된 것이다. 민족대축전 파문에 관해서는 소설가 황석영씨 인터뷰와 참가자 대담도 다루는 등 비교적 상세하게 다뤘다고 생각한다.

<서울 수도권 독자위원 참석자>

김한아(26·여) 연세대 대학원생(경제학)

최준혁(28·남) LG 홍보팀 사원

박영신(28·여) 인천고 사회과 교사

김용훈(31·남) ㈜미디어2.0 상무

한정신(59·여) 주부 소설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중부권 토론회▼

▽정효경〓사진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가끔 있다. 8월13일자 A11면의 ‘미녀와 병사’의 경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는지 궁금했다. 사진은 기사와 달리 독특한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독자가 짧은 사진설명만 읽고는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월요일자 Money & Life 섹션에 연재중인 송병락 교수의 ‘이야기 경제학’은 총체적인 경제의 그림을 독특하게 보여주고 있고, 세이노의 ‘돈과 인생’도 소중한 칼럼이라고 생각한다. 14일자 A16면 Metro의 ‘오늘 파티 어때요’는 파티에서 가장 중요한 알맹이는 빠진 채 외형에 치중했다고 본다. ‘책의 향기’의 내용은 너무 신간 위주다. 꼭 읽어야 할 책에 대한 정보와 청소년들에게 권할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이가희〓전체적으로 1면 제목은 독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것을 잘 골라 넣는다. 경제면은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기사를 쓰고 재테크나 부동산 투자까지 주부들 입장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서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의 입장만 전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 대응 방법에 대해 더욱 강도 높은 방향을 제시해줘야 했다. Metro 섹션의 ‘구술 길라잡이’ 시리즈는 구술면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터여서 요긴했다. 많은 사람들이 스크랩을 해가며 자료를 모으고 있다. 아직도 뉴스가 서울 중심이라는 의식을 떨쳐버릴 수 없다. 깊이 있는 지방뉴스를 많이 보도해주길 바란다.

▽송연숙〓8월22일자 에듀메트로면 ‘한자공부’는 중고교에서 한자가 선택과목인 가운데 한자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22일자 건강면에서 아들은 딸보다 유전적으로 열성이라는 기사를 흥미 있게 읽었다. 그러나 이 열성요인이 살아가는 동안 그대로 작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성인이 되면 극복되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여기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남자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한 책이나 인터넷 사이트도 소개해주면 좋을 것이다. 같은 날짜 ‘IT 행복한 세상’면에 나온 교사의 ‘n세대에 맞춰 눈 높인 수업’에 관한 기사는 교육 공무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

▽김수정〓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로 국론분열이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 독자들에게 비판기능을 다하는 신문으로 인식된 동아일보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언론이 해야 할 일을 다 해야 한다. 정치권력에 대한 강한 비판과 경제 현상에 대한 상세한 보도를 기대한다. 공적자금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데 이에 대한 보도가 조금 부족하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여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땀흘리는 현장 보도는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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