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앞 강남순환로 관악IC 건설 반대"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51분


미술관 대학원 기숙사 건립 등 캠퍼스 개발 문제로 그간 심한 갈등관계를 보여온 서울대와 서울시가 이번에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관악 인터체인지(IC·지도)건설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정문 200m 전방에 관악 IC를 세운다는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 서울대는 6일 자체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창호 교수)를 구성해 순환도로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내는 등 반발 움직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성모 교수(교통공학)는 “자연경관 훼손과 교통난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 문제가 심각한데도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사를 강행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관악 IC가 들어설 경우 교통량이 분산되기는커녕 진출입 구간의 차량들로 교통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측은 “학교 이미지가 훼손되고 면학 분위기 조성에도 장애가 된다”며 “낙성대 교수 아파트 부근에 추진중인 사범대부속 초중등학교의 이전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올림픽대로 및 남부순환로의 교통적체로 인한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94년부터 강남순환도로 건설을 추진해왔다. 강서구 염창동에서 강남구 수서동까지 한강 이남을 연결하는 강남순환도로(총길이 34.8㎞)는 올해말에 착공해 2007년 개통할 예정이다. 특히 관악 IC는 길이 210m, 높이 16.5m의 왕복 6차로 고가도로로 건설되며 양쪽에는 관악산 중턱을 관통하는 쌍굴터널이 뚫린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의 반발은 최근 캠퍼스 난개발과 관련해 번번이 시로부터 제지를 당한 상황에서 발동한 집단 이기주의로 보인다”면서도 “도로 건설과정에서 흔히 있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과는 성격이 달라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1일 열리는 교통정책심의위원회에 서울대 관계자들을 불러 이 문제를 집중 논의키로 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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