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거리조성사업 市예산 다른곳에 사용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48분


서울 금천구가 작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시흥동 은행나무길 970m구간에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가로’ 조성공사를 실시하면서 서울시의 지원 예산을 당초 계획과 달리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24일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이 상인들의 생업과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감사를 벌인 결과 금천구가 시 지원예산 5억원의 59.5%에 해당하는 2억9700여만원을 사업 외 지역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금천구는 당초 시범가로 구간 내에 팔각정과 전광판을 건립하기로 되어있었으나 이를 무단 변경해 시범가로 구간과 동떨어진 다른 지역에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는 예산의 전용이나 유용은 아니지만 사업 변경사항을 승인받지 않고 예산을 집행해 서울시 보조금 관리 관련 조례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에 따라 금천구의 담당공무원 2명을 인사 조치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시 담당부서의 지도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천구는 “팔각정은 당초 선정된 부지가 협소해 위치를 변경했고 전광판은 주민과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에 설치해 홍보를 강화하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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