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에 식인상어 출현

  • 입력 2001년 5월 11일 18시 22분


서해안이 또 ‘조스’ 공포에 휩싸였다.

11일 잠수기조합 서해지소 등에 따르면 3일 오전 7시반경 충남 보령시오천면 외연도와 길산도 사이 해저 26m 지점에서 길이 2m 정도의 식인상어 1마리가 출현한 것을 잠수부 민영보씨(36)가 발견했다. 민씨는 “키조개를 채취하던 중 불과 2∼3m 떨어진 곳에서 회색빛 식인상어가선회하고 있어 황급히 배 위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식인상어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충남과 전북 경기 서해안 지역을 무대로 키조개와 해삼 전복을 채취해온 잠수기 어선 37척이 조업을 중단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잠수기조합 서해지소 양석우(梁碩佑·52) 소장은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70여명의 잠수부가 공포에 휩싸여 본격적인 조업철(15일경부터)을 앞두고 조업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집단조업 등의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일대에서는 매년 5월이면 하루 평균 5000만원어치의 키조개가 채취된다. 식인상어가 서해안에 출현하는 시기는 수온이 출몰 적정온도(16.5∼20도)로올라가는5,6월경.상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선 가급적 야간작업을 피하고 2명 이상이함께조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상어는 후각이 발달돼 500m 거리 밖에서도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들기 때문에 몸에 상처가 있거나 생리중일 때에는 바다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해안에서는 1959년 대천해수욕장에서 수영하던 대학생이 식인상어에게 물려 희생된 이후 지금까지 6명의 해녀와 잠수부가 희생됐다. 근년에는 96년 군산 앞바다에서 잠수부가 숨졌다. 99년에도 태안 앞바다에서 식인상어가 발견됐으나 희생자는 없었다.

<보령〓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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