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4월 18일 18시 3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98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0여 차례에 걸쳐 재단 인감을 사용해 삼성증권 태평로지점에 예치된 기금 가운데 208억원을 빼내 주식투자에 쓰는 등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다. 정씨는 이중 17억원을 변제해 순수 횡령액은 191억원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정씨가 이중 110억원 가량을 주식투자에 사용했고 나머지 돈으로 아파트와 빌라 등 집 4채와 외제승용차 5대를 구입했으며 횡령액 중 일부는 재단 직원 등에게 빌려줬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재단 관계자들을 불러 정씨와의 공모 여부를 조사했으나 현재까지 정씨 외에 횡령에 개입한 재단 직원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정씨에게 기금운용 권한이 집중돼 있었으며 재단의 감사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정씨의 단독 횡령이 가능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과장인 정씨가 200억원이 넘는 거액을 40여 차례에 걸쳐 빼돌리는 범행이 1년9개월간이나 지속됐는데도 재단측이 과연 이를 몰랐겠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현재 금융감독원은 전직 삼성 직원들이 운영하는 코스닥 등록기업 IHIC(옛 신안화섬)의 주가조작에 대해 조사중인데 정씨가 횡령한 돈 가운데 상당액이 이 주가조작에 투입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6만원대였던 IHIC의 주가는 같은해 11월초 125만원(액면가 5000원 기준)까지 치솟았다.
한편 삼성그룹은 “삼성언론재단은 부(富)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삼성이 전액 출연한 재단법인이지만 삼성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재단측도 “재단과 주가조작 의혹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