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830년 향나무 '목욕비' 300만원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38분


‘때 빼고 광낸 향나무, 회춘하려나?’

서울 서초역 사거리에 있는 수령 830년의 ‘서초동 향나무’가 새봄을 맞아 말끔히 몸단장을 마쳤다.

서울 서초구는 28일 오전 나무병원 전문가와 구청 직원 등 50여명과 고가 사다리와 분무기 등 세척 장비를 동원, 1시간에 걸친 향나무 ‘목욕작전’을 전개했다. 목욕을 끝낸 향나무는 잎에 영양을 주는 비료를 공급받았고 줄기에 영양제 수간주사를 맞는 등 고목(古木)의 ‘원기’를 북돋우기 위한 처치도 마쳤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울시 지정 보호수인 서초동 향나무가 길 한복판에서 자동차 매연과 도심 먼지에 시달리며 광합성 작용에 지장을 받고 있어 생육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목욕작업을 벌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작업에는 영양제 90만원, 비료 90만원 등을 포함해 물 세척비, 인건비 등 총 300여만원이 ‘목욕비’로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 향나무는 높이 15.5m, 둘레 3.53m로 수령이 830년이나 돼 서울에서는 ‘최고령’ 향나무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에는 이 향나무 외에 관악구 신림동 굴참나무와 도봉구 방학동 원당마을의 은행나무 등 800세 이상의 나무가 5그루나 더 있다. 이들은 모두 시 지정 보호수로 관리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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