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여성부장관 남편 박성준씨 "이젠 내가 외조"

  • 입력 2001년 1월 29일 23시 42분


한명숙(韓明淑·57) 초대 여성부 장관의 남편 박성준(朴聖焌·61) 박사. 29일 그는 “이제 내가 뒷바라지할 차례”라고 말했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13년간 복역한 그를 ‘바보같이’ 기다려 준 당시 새댁 아내에게 미안함을 갚을 기회가 이제 왔다는 것.

서울대 경제학과 학생이던 박성준 학생과 이화여대 불문과 한명숙 학생은 미팅에서 만나 4년여만에 결혼했다. 그러나 신혼 6개월 만에 통혁당 사건이 찾아왔다. 아내는 24세에 옥바라지를 시작했다. 크리스챤아카데미에서 여성운동을 하던 아내도 79년부터 2년간 복역했다.

각기 석방된 81년 이후 삶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믿음으로 엮는 길’. 85년에는 늦둥이 아들 ‘길’군을 얻었다. “박한길인데, 제 성과 아내의 성을 하나씩 따고 이름은 한글로 ‘길’이라 붙였습니다.” 부모성 함께 쓰기의 원조인 셈이다.

박박사는 일본 릿쿄대 신학박사로 현재 일본 루토란학원대학에서 ‘지역문화’를 강의중이다. 3월부터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평화학을 강의할 예정. 최근에는 퀘이커교도가 됐다.

그는 “아내가 신설된 여성부의 주춧돌을 놓아야 할 시기이니 힘들 것”이라면서 “일방적인 외조를 한다기보다 서로 돕고 사는 게 당연한 일”이라 말한다. 그가 심중에 둔 외조의 핵심은 외아들 ‘길’의 교육.

“이제 고1이 됩니다. 중요한 시기에 엄마가 비우게 되니 아이의 공부나 생활을 제가 좀더 보살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적 현실에서 아들을 대학에는 보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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