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섭(申昌燮)전 한빛은행 관악지점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한빛은행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지난해 설을 앞두고 박혜룡사장으로부터 ‘박장관에게 돈을 갖다드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돈이 전달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액수는 억대였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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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에스이테크 권증(權證)부사장이 박혜룡씨에게 ‘군납 수주를 받을 수 있도록 박장관에게 잘 얘기해달라’며 1억원 가량의 현금을 전달한 사실은 확인됐다”며 “그러나 박씨가 박전장관에게 돈을 갖다주지 않았다고 완강히 부인해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박씨의 운전사 김민수씨는 ‘가방에 현금이 들어 있는 것을 봤고, 그 가방을 박사장이 차 트렁크에 넣는 것도 봤다’고 진술했었다”고 말했다.
권부사장은 “박전장관에게 전달하라는 뜻으로 1억5000만원을 준 사실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의원의 질문에 “지난해 1월 5000만원짜리 수표 2장으로 1억원을 박사장에게 준 사실이 있으나, 그 돈이 박전장관에게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아크월드의 출금전표에 ‘차입금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매월 1000만원씩 인출된 사실을 근거로 해 박혜룡씨가 매월 1000만원씩을 박전장관에게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으나 박씨는 “그 돈은 어머니에게 빌린 돈에 대한 이자였다”고 말했다.
또 신창섭 전 지점장은 “박혜룡씨의 뒤에 박전장관과 이수길(李洙吉)부행장이 있다고 믿고 200억원이 넘는 부당대출을 해줬다”며 “지난해 1월19일 본점 검사팀에 의해 부당대출사실이 적발됐을 때 이부행장이 ‘잘 도와주라’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