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청주변 눈치우기 "나몰라라"…민원인들 '꽈당 꽈당'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31분


일요일의 폭설 이후 5일째인 11일까지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청사 주변에 쌓인 눈 치우기를 외면해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11일 오전 8∼9시 지하철 4호선 연장선인 과천선의 정부과천청사 역에서 쏟아져나온 공무원들은 청사 입구까지 150m거리를 기다시피 걸었다. 일부 여성들은 아예 차도로 내려서 걷기도 한다. 7일부터 내린 눈이 얼어붙어 얼음판이 돼 버렸기 때문. 청사 내부도 주차장은 여전히 빙판이어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 일선구청도 청사 앞 일부만 치워놓고 주변 인도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

11일 서대문구청에서는 민원인들이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종종걸음을 쳤다. 구청 정문 진입로를 뺀 구청 옆 비탈길과 민원인이 많이 오가는 뒷길은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탓. 민원인 오준석씨(40·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는 “구청에 들어오다 3번이나 미끄러졌다”며 ‘얄팍한’ 눈치우기를 꼬집었다.

성북구청도 청사 앞은 보도블록이 드러날 정도로 청소한 반면 청사 옆과 차로 건너편에 수북이 쌓인 눈은 나 몰라라 방치하고 있었다.

수도권 지자체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천시청은 청사 안 주차장의 눈을 제대로 치우지 않아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경기 고양시청도 정문 앞은 말끔히 치운 반면 청사에 가려 그늘진 뒤편의 눈은 외면했다.

반면 대형빌딩에 입주한 일부 기업체의 경우 조직적으로 직원과 장비를 동원해 건물 주변과 일대의 눈을 깨끗이 치워 대조를 보였다.

그랜드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과 현대백화점 공항터미널은 각각 정문 출입구 주차장 진입로 측면 후면 등으로 구역을 나눠 직원들을 동원해 아침 일찍 눈을 치웠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관리팀 김종혁 과장은 “눈이 오는 날은 밤마다 제설차를 불러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슈부종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