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삼풍악몽'…딸 잃은 50대주부 자살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8시 42분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딸을 잃은 후 계속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던 50대 주부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8일 낮 12시반경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정모씨(61·무직)집 안방에서 불이 나 부인 심모씨(58)가 불에 타 숨졌다.

남편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백화점 직원이던 큰 딸(당시 31세)을 잃은 후 아내가 심한 우울증과 의부증 증세를 보였다”며 “이날도 오전에 아내가 우울증 증세를 보여 말다툼을 하고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심씨는 지난해 집에 있던 합성세제를 마시고 자살을 기도하는 등 평소에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정씨의 진술과 방안에서 1회용 가스라이터와 등유가 든 기름통이 발견된 점, 안방문과 출입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던 점 등으로 미루어 심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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