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들 파파라치인가”…김경재의원 발언 파문

  • 입력 2000년 12월 4일 23시 29분


민주당 김경재(金景梓)의원은 4일 장재식(張在植)예결위원장이 사흘 전 자신에게 전달한 메모(김용갑 박살 메모)를 촬영해 보도한 사진기자들을 ‘파파라치’와 비교해 가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의원은 이날 예결위 정책질의에서 “본인이 위원장으로부터 불의에 받은 메모 때문에 예결위가 48시간 가량 파행을 겪다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양해로 다행히 정상화됐다”며 “이렇게 사진을 마음대로 찍어도 되느냐”며 메모를 촬영한 사진기자를 겨냥했다.

그는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에게는 “기자가 사진을 찍어 어떤 이익이 나는지 모르지만 서양에서 말하는 피핑 톰(Peeping Tom·엿보기 좋아하는 사람), ‘파파라치’ 같은행위가 아니냐. 언론을 담당하는 주무장관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국회출입 사진기자단이 발끈했다. 사진기자단은 즉각 성명을 내고 “‘파파라치’라는 표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며 김의원의 발언취소 및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국회 회기 중 공개된 회의장에서 공인의 의정활동을 취재해 보도한 것을 상업적 목적으로 (유명인사들을 몰래) 촬영해 그 결과물을 판매하는 파파라치 행위로 보는 김의원의 언론관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이에 “‘파파라치’라고 주장한 게 아니라 장관의 의견을 물은 것”이라며 “여하튼 사적인 메모까지 촬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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