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금 불법대출]정씨 최근 경제신문 인수시도

  • 입력 2000년 10월 25일 23시 01분


인수합병(M&A)으로 무리한 몸집 불리기에 주력했던 정현준(鄭炫埈·32) 코리아디지탈라인(KDL)사장은 닷컴기업 외에도 대형 카페, 학교, 백화점, 신문사 인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25일 “정사장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고급 카페를 운영중이며, 이 술집 개장식에는 이경자 서울동방금고 부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부회장도 23일 기자와 만나 “정감사(이부회장이 정사장을 부르는 호칭)에게 술집 인수는 무리가 아니냐고 지적했었다”고 말했다.

정사장은 24일 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사동 카페는 KDL에서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직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다른 주주들과 함께 돈을 보탠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정사장은 최근 한 경제 일간지도 인수하려다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회장은 정사장의 경제지 인수 시도에 대해 “정사장은 신문사 인수도 다른 사업확장과 마찬가지로 ‘계약금만 지불한 뒤 잔금을 못 줘 계약이 깨지는’ 상황이 재연됐다”고 말했다.

정사장에겐 경기 평택시의 한 고등학교 인수설도 따라다녔다. 그러나 정사장은 “이 고등학교는 KDL 주주이자 선배인 김모씨의 소유일 뿐 나와는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정사장은 최근 KDL 비서실장인 강대균씨가 대표로 있는 그린필유통이 최종부도를 내 최대주주로 막대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필유통은 충남 서산시의 그린필백화점 운영업체.

금감원 관계자는 “정사장이 여러 대의 벤츠 승용차를 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법대출로 끌어 모은 자금은 닷컴기업 확장에만 쓰인 것이 아니라 카페 신문사 백화점으로 흘러들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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