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保 외압설 수사]최광식씨 소환 이운영씨 내사경위 조사

  • 입력 2000년 9월 24일 18시 43분


최광식 前사직동팀장 출두
최광식 前사직동팀장 출두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부장검사)는 24일 한빛은행 불법대출 수사 과정에서 공갈 혐의로 이날 서울지검 조사부에 의해 구속된 아크월드 전 사업본부장 육상조(陸相朝·46)씨가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 의혹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그의 역할과 행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크월드와 신용보증기금 등 관련업계에는 육씨가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사칭해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52·구속)씨에게 전화를 했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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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에 따라 육씨를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으나 육씨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최광식(崔光植·현 서울 은평경찰서장) 전 사직동팀장을 소환,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씨의 개인 비리를 내사하게 된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최 전팀장은 검찰 조사에서 “부하 직원이 이씨의 비리 첩보를 입수, 보고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내사했으며 윗선의 지시나 압력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신보 전 영동지점 팀장 김주경(金周慶)씨로부터 이씨의 비리 내용을 듣고 사직동팀에 제보한 김모씨 등은 모 기업체 소유주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보복수사’의 가능성 여부를 계속 수사중이다.

▽대출보증 외압의혹〓검찰은 또 이날 신보의 전무 백모씨를 소환해 지난해 4월 최수병(崔洙秉·현 한국전력 사장)당시 신보 이사장이 이씨에게 사표 제출을 종용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신보 전무 백씨는 “지난해 4월 최이사장이 임원회의에서 ‘청와대에서 이운영이가 나쁜 놈이라고 하더라. 왜 아직까지 사표를 안 받았느냐’며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신보 손용문(孫鎔文·현 전무)전 이사를 25일 소환해 대출보증을 해주도록 이씨에게 지시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전이사장 등은 손전이사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씨가 지난해 3월 박씨의 대출보증 청탁을 받은 직후 케이크상자가 배달됐으며 그 뒤 5억원의 대출보증을 승인했다는 신보직원들의 진술에 따라 아크월드에서도 보증 사례비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중이다.

▽이씨 도피 배후 수사〓검찰은 이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 은닉)로 국가정보원 전간부 송영인(宋永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국정원 퇴직 간부들의 친목단체인 ‘국가사랑 모임(국사모)’이 정치권과 연계해 조직적으로 이씨를 지원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수형·이명건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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