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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2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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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8, 99년 완전 침수 피해를 당했던 이곳에는 올해도 28일까지 나흘째 359㎜의 큰비가 내렸다. 주민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같은 큰 수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수해 원인으로 지목됐된 문산 1교의 H빔 교각이 철거돼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던 것이 주 요인. 또 28일 오전 10시 서해 간조에 맞춰 물빠짐이 원활했고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었던 것도 한몫 거들었다.
지난해에는 문산 1교 교각 때문에 물의 흐름이 막혔고 이에따라 제방이 형성돼 있지 않은 선유 4리 미군부대 쪽으로 동문천이 범람해 경의선과 통일로를 넘어 문산시내로 물이 쏟아져 들어갔다.
올해는 통일로와 경의선 구간, 그리고 순환도로를 4.5∼7m씩 높여 28일 오후 동문천과 문산천은 평소보다 조금 물살이 빨라져 있었을 뿐 안전하게 서해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주시 전체로는 적성면과 파평면의 농경지 376㏊와 37번 국도가 침수돼 이 일대 통행이 중단되는 등 도심 외곽의 상습 침수지역 피해는 여전했다.
‘99년 문산 수해 인재를 규명하는 주민투쟁위원회’ 이인곤(李寅坤·39·여)위원장은 “올해도 주민들은 귀중품은 옆구리에 차고 새우잠을 잤다”며 “지난해 수해 원인으로 지목된 문제점들이 다소 해결돼 피해를 면했지만 강수량이 적었고 물때가 맞은 게 큰 요인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비가 더 내리면 피해가 발생할 우려는 여전히 높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문산〓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