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일단 1일부터 재폐업"

  • 입력 2000년 7월 30일 23시 17분


대한의사협회산하 의권쟁취투쟁위원회는 30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일부 의협상임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격론을 벌인 끝에 8월1일부터 폐업에 돌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원 등 전국 상당수 동네의원들이 8월1일부터 휴가 명목 등으로 사실상 폐업에 들어갈 전망이고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도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또 한번의 ‘의료대란’이 우려된다. 의쟁투 주수호(朱秀虎)대변인은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뒤 “올바른 의약분업과 건강한 진료풍토를 조성할 수 있을 때까지 8월1일부터 폐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면서 “보다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참여 시기는 각 시도의사회장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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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폐업 시기가 시 도에 맡겨진 만큼 6월 집단폐업 때처럼 폐업 열기가 높을지는 의문시된다. 이와 관련, 서울 울산 등을 제외한 12개 시도의사회회장은 이날 경북 김천시에서 별도 회의를 갖고 폐업시기와 관련해 8월15일로 늦추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8월15일 조건부 폐업’을 내세운 의협 집행부는 연석회의에서 “의협의 제안이 수용되지 않은 만큼 의협 상임이사는 모두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말해 의료계 집행부 내부에 분란이 일고 있다.

연석회의에 앞서 의협은 이날 오후 서울 캐피탈호텔에서 상임이사회를 열고 △의약분업 계도기간 1개월 연장 △의료발전기금 조성 △의약협력위원회를 의사 위주로 재구성 △전공의 처우 개선 등 10개항을 요구하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8월15일부터 폐업에 들어가는 ‘조건부 폐업’을 결의했었다. 반면 강경파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의쟁투는 이날 의협회관에서 전체 회원 34명 가운데 과반수인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위원회를 열고 재폐업 찬반투표 결과(찬성률 66.1%)를 존중해 8월 1일부터 재폐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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