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휘발유' 판친다…수도권주유소 21곳 적발

  • 입력 2000년 7월 13일 18시 58분


톨루엔과 솔벤트를 섞은 가짜 휘발유를 팔아오던 서울과 수도권의 주유소 21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3일 가짜 휘발유를 정상가의 30% 정도인 ℓ당 500원씩 공급받아 팔아온 혐의(석유사업법 및 소방법 위반)로 주유소 업주 신모씨(51·경기 고양시 원당동) 등 주유업자 14명과 이들에게 가짜 휘발유를 제조해 공급한 S유업 대표 김모씨(62)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최모씨(39) 등 주유소 업주 14명과 가짜 휘발유를 공급한 S유업 현장소장 강모씨(43)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5월경부터 김씨에게서 톨루엔과 솔벤트가 섞인 가짜 휘발유를 공급받아 지금까지 40만여ℓ, 4억8000여만원어치를 시중에 팔아온 혐의다. 김씨는 90년경 서울 성동구 응봉동에 S유업을 세워 지하에 톨루엔과 솔벤트 등 화학약품이 든 탱크를 4개 묻어놓고 이들 화학약품을 섞은 가짜 휘발유를 만들어 시중 주유소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신씨 등은 주유기 배관을 정상휘발유와 가짜휘발유 저장탱크에 나눠 연결한 뒤 이중 밸브를 만들어 놓아 단속시 정상휘발유만 채취되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적발된 서울 일대 21개 주유소 외에도 충남 및 수원 일대에도 가짜 휘발유 제조판매가 성행하고 있다고 판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가짜 휘발유를 사용할 경우 자동차 엔진의 수명이 단축되고 탄화수소 등 발암물질이 배출돼 환경오염이 가속화된다”고 밝혔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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