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 불법로비]검찰 "최만석씨 국내 체류중인듯"

  • 입력 2000년 5월 14일 20시 07분


고속철도 차량 선정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김대웅·金大雄검사장)는 14일 잠적중인 로비스트 최만석씨(59)가 국내에 체류중이라고 보고 있으나 미국으로 출국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최씨가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한미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강제 송환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박상길(朴相吉)대검 수사기획관은 “최씨가 최근까지 국내에 머물렀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있으나 자세한 내용은 수사기술상 밝힐 수 없다”며 “그러나 미국 출국 가능성도 여러 경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5월9일 공개 수사를 시작하기 이전에 최씨가 미국에 있다는 첩보도 입수해 사실여부를 확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획관은 “미국과의 정식 공조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효성도 없어 요청하지 않았으며 검찰의 자체 경로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해 검찰이 현지에 파견된 한국 수사관계자를 통해 최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씨의 서울거주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S아파트에 거주하다 올 1월6일 캐나다로 출국한 K씨(49·여)의 행적과 관련해 박기획관은 “최씨가 미국에 정식 가정이 있는 만큼 만약 K씨가 출국했더라도 그들이 함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미 구속된 호기춘씨(51)를 수시로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최씨와 호씨, 그리고 가족 명의의 국내 계좌 등에 대한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최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정관계 인사의 혐의가 나오더라도 최씨가 검거되지 않으면 수사를 확대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수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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