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한표에 10만원" 금품살포-흑색선전-폭력 난무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2분


“지역감정 금품살포 향응제공 흑색선전 폭력 맞고소….”

새 천년의 첫 해에 치러진 16대 총선에서 선거운동 막판까지 극심한 혼탁과 과열, 구태가 극성을 부려 심각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선거운동이 공식 종료된 12일 밤12시를 전후해 수도권의 후보간 우열을 점치기 힘든 경합지역에서는 ‘한 표에 10만원짜리 수표 한 장’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등 금품 살포에 관한 시비가 잇따랐다.

대구 남구에서는 12일 오후 11시10분경 대구 남구 대명7동 골목길에서 선거운동원들이 금품을 돌린다는 이유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북 의성에서는 13일 오전 4시반경 모 후보 운동원이 금품을 살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서구에서는 12일 새벽 1만원권 53장을 지닌 한나라당 정문화(鄭文和)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의 집을 방문하다 경찰의 조사를 받았으며 전북 무주-진안-장수에서는 경찰이 금품제공 혐의와 관련해 자민련 김광수(金光洙)후보의 운동원 집을 수색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금품살포에 관한 제보와 신고가 잇따랐다.

이전투구식의 흑색선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선거구가 거의 없을 정도. 특히 12일 밤12시를 전후해 상대방을 비방하는 불법 유인물이 주택가에 무더기로 살포된 지역구가 많았다.

대구 북갑에서는 12일 오후 늦게 후보를 비방하는 유인물이 나돌아 선관위 직원들이 부랴부랴 수거에 나섰다.

서울 종로에서는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후보측의 선거 운동원이 구속된 사실을 보도한 신문을 복사한 유인물이 골목길에 살포됐으며 서울 광진갑에서는 민주당 김상우(金翔宇)후보에 관한 신문보도를 복사한 유인물이 돌았다.

또 경기 고양 일산을에서는 괴청년이 오토바이를 타고 민주당 김덕배(金德培)후보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살포하기도 했다.

혼탁한 선거전은 후보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져 후보들끼리 난투극을 벌이는 추태도 벌어졌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13일 오전 9시20분경 한나라당 권기술(權琪述)후보와 민주당 윤광일(尹光一)후보가 울주군 언양읍 제6투표소인 반천리 현대아파트 유치원 앞에서 선거운동원들까지 가세한 가운데 서로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는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에 따라 선거이후 당선이 무효되는 등 선거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11일까지만 15대 총선의 731명에 비해 60%가량 늘어난 1168명의 선거사범을 입건했으며 후보간의 맞고소도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되고 재선거를 치르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지역감정이나 선거구내의 소지역감정으로 인한 주민들 사이의 ‘앙금’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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