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中生 살해범은 中3 남학생… 부모 不和 '화풀이 살인'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서울 종로구 무악동의 모 아파트 승강기 내에서 여중생을 살해한 범인으로 같은 동네의 최모군(15·중3년)을 검거해 19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군은 15일 오후 5시40분경 송모양(12·여중 1년)을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부터 뒤쫓아와 승강기에 같이 탄 뒤 송양이 11층에서 내리려는 순간 흉기로 한차례 송양의 목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군은 범행 후 중앙계단을 통해 내려가면서 6층 복도 배전반에 피묻은 흉기를 버린 뒤 다시 계단을 이용해 달아났으며 송양의 피가 묻은 교복 셔츠를 세탁하고 정상적으로 학교에 등교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아파트 승강기 앞 폐쇄회로에 찍힌 교복차림의 남학생을 탐문수사하다 운동화에 핏자국이 묻은 최군을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조사 결과 최군은 평소 외도와 폭언으로 가족들과 별거 중이던 아버지(52·충남 천안·인테리어업)가 이날 어머니(48)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것에 적개심을 품고 흉기를 지닌 채 집을 나섰다가 길에서 만난 송양을 쫓아가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최군은 충남 천안에서 부모의 불화로 아버지와 떨어져 어머니 누나와 함께 살다 이달초 서울로 이사오면서 전학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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