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00학년도 大入 논술]면접고사 어떻게 출제됐나

  • 입력 2000년 1월 10일 20시 07분


“서해 교전시 금강산 관광을 중지해야 했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공통)

“인터넷 사용 확산 이후 인간 소외가 늘어난다는 지적에 대한 생각은….”(공통)

“호주제가 여성에게 미치는 불이익은….”(법학부)

10일 서울대 논술고사 이후 각 모집단위별로 일제히 시작한 면접고사는 기초 소양 면접에서는 시사적인 문제가 주류를 이뤘으나 교과 적성 면접에서는 날카로운 전공관련 문제들이 제시돼 수험생들이 진땀을 뺐다.

이날 면접고사는 기본 소양을 묻는 문제 10여개가 담긴 함에서 수험생이 2개를 뽑아 1개를 선택한 뒤 면접관에게 답변하고 이어 전공지식 측정 위주의 교과 적성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계열 구분 없이 나온 기본 소양문제는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의 원인은 무엇이며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느냐” “요즘 TV에서 부유층은 나쁘게 묘사되고 서민층은 좋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정부에서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면서도 파는 게 모순 아니냐” 등 시사성 문제가 주류를 이뤘다.

간간이 “사교육이 공교육을 피폐하게 하는가, 도움을 주는가” “개미와 베짱이,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에서 개미와 흥부가 좋게 묘사되는데 현대 자본주의 하에서 이들을 ‘선’이라고 봐야 하나”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쿠데타라는 말이 맞나” 등 전통적으로 논란을 빚어 온 문제들이 출제되기도 했다.

교과 적성면접에서는 각 모집단위별로 구체적 전공지식을 묻는 가운데 종종 시사적인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공 문제들도 출제됐다. “비눗방울이 ‘때’를 빼는 원리는?”(공대 응용화학부) “원소 주기율 표를 외워라”(약학과) “화학전지의 원리는?”(섬유고분자공학) “김소월의 ‘진달래’를 외워라”(국어교육) 등 전공위주의 문제가 많았고 몇몇 모집단위에서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의 문제점”(경영학부)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합병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경제학과) 등 시사성이 가미된 문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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