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용검찰총장 문답]＂진상규명 주저할 게 없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사직동팀 보고서 축소조작 사건의 수사팀과 수뇌부간의 갈등설이 불거져 나오자 17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사팀의 진상규명 의지와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총장은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와 관련해 “검찰총수를 지낸 전직 법무부장관까지 구속한 만큼 진상규명에 주저할 게 없다. 그대로 밝히고 밝힌 대로 발표하고 처리(사법처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종왕(李鍾旺)대검 수사기획관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는데….

“이수사기획관은 정의감이 강하고 검사로서 기개가 대단한 사람이다. 어제(16일) 오후 사의를 표명한 것은 사심(私心) 때문이 아니라 검찰조직을 생각해서 한 것이다. 대검 차장과 중수부장이 설득해서 사의를 철회했다. 그는 전투중인 장수다. 전투 중에 무책임하게 물러날 만큼 경솔한 사람이 아니다. 지금 수사팀이 끝까지 간다. ‘끝’을 봐야 하지 않나.”

―이수사기획관의 사의표명은 도저히 수뇌부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 아닌가.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 수사 결론을 보고 이야기해 달라.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결론이 나왔구나’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수사팀과 지휘부간에 의견 차이가 좀 있었던 것 같다. 원인은 잘 알겠지만 명쾌하게 얘기해 줘야 할 사람들(김태정 전법무부장관 등)이 얘기를 안해 줘서 그렇다. 가치판단과 진행방법 등을 놓고 상의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은 ‘이 사건의 프로세스가 이렇다’고 하는데 지휘부로서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자’는 것이었다. 이번 사건은 검찰의 명예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어떤 이견(異見)도 없다.”

―정치권 등 검찰 외부의 영향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부분은 검찰총장인 내가 책임진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옷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등에 불만을 토로한 것도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김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나에게 어떤 연락도 한 적이 없다. 구체적인 사건에 관련해서는 의견을 얘기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박전비서관 사법처리’라는 수사팀의 견해를 받아들인 것인가.

“지켜봐라. 그것(사법처리)을 딱 잘라 얘기하기는 이르다. 수사팀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단 가치판단과 수사방법 등은 충분히 토론돼야 한다. 검찰 조직은 지금 그로기 상태다. (언론이)이수사기획관과 수사팀의 기(氣)를 좀 살려달라. 진상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도록….”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